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정부를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의 개인정보 유출 방치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소 “정보 편의 제공을 가장한 차별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정부는 인터넷상에서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단으로 아이핀(i-PIN:Internet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을 직접 개발했고 이를 2012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2015년까지는 모든 민간분야에 의무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민간분야까지 의무화되는 2015년에는 대상 사이트가 최소 20만 개가 넘게 된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향후 아이핀 보급률은 급속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나 시각장애인 등 정보소외계층은 아이핀을 발급받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에 실질적인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가 현재 국내 아이핀 발급기관 5곳에 대해 8월22일부터 10일간 시각, 지체, 뇌병변 장애인을 대상으로 접근성 준수 현황을 진단한 결과 2곳만이 아이핀을 발급받을 수 있었고 3곳은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지체, 뇌병변 장애인도 아이핀 발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또한 발급이 가능했던 2곳도 공인인증서를 통한 발급은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이번 진단결과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정보화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공공 아이핀 조차도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가표준 제정, 접근성 홍보, 실태조사 등 정보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온 행정안전부가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명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장애인 등 정보소외계층의 실제 사용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사후약방문만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얼마 전 대형 포털이 해킹에 노출되면서 모든 국민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됐고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는 실명인증 대신 대체 수단인 아이핀, 공인인증서 이용의 활성화 방안들이 거론돼 왔다”며 “하지만 2011년 4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아이핀 의무도입 적용지침’과 2010년 6월에 발표한 ‘아이핀 도입 안내서’를 살펴보면 공공기관의 아이핀 도입을 명시하고 있으나 장애인 등 정보소외계층의 접근성은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고 있고 키보드보안 등 보안을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접근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접근성이 미흡한 공인인증서를 연동해 가입조차도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현재 정보통신 분야에서 장애인 정보접근성을 진단해보면 총체적 위기라 할 수 있다”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곳곳에서 접근성이 논의되고 있고 이에 각종 정책과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사자에 대한 이해부족과 인식결여로 그 실효성이 미흡해 실질적인 정보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실질적인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촉구하며 ▲장애인 정보접근권을 총괄적으로 기획, 시행할 별도의 독립기구를 신설하라 ▲아이핀, 공인인증서 등에서의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라 ▲인터넷 보안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하여 솔루션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라 ▲정보화 정책 수립시의 장애인 당사자를 참여시켜라 ▲각종 정보화 지침에서의 장애인접근성 준수를 의무화하라 등의 요구사항을 통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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