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곳 중 14곳 ‘미흡’‥시각장애인 학습권 침해 우려
사이버대학교를 통해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시각장애 1급인 손모씨(29). 사이버대학교는 동영상을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좀 더 수월하게 교육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웹 접근에 있어 어려움이 많아 사이버 강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손씨는 “강의 동영상에 제공되는 음성대체 콘텐츠(동영상 원고)가 이미지로 제공돼 센스리더가 인식을 못하는 등 시각장애인으로서 사이버대학을 통해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사례처럼 국내 사이버대학교 10곳 중 7곳의 웹 접근성 수준이 낙제점인 것으로 나타나 시각장애인 등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가 24일 발표한 국내 20개 사이버대학교의 웹접근성 준수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웹접근 점수가 70점 미만으로 접근이 '미흡'하거나 '매우 미흡'한 대학교는 전체의 70%인 14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는 22.9점으로 웹 접근이 가장 미흡했으며, 화신사이버대학교 31.5점, 세계사이버대학 32.3점 등으로 드러났다.
웹접근성 인증 통과기준을 만족하는 '우수' 대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대구사이버대학교만이 총점 81.9점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서울디지털대학교(75.7점)와 글로벌사이버대학교(72.8점), 고려사이버대학교(72점), 원광디지털대학교(71.2점), 부산디지털대학교(70.1점) 등 5곳이 '일부미흡'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가 웹접근성 향상을 위한 국가표준 기술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사용성 평가를 실시한 것이다. 평가형태는 웹 사이트별로 15개의 과업을 선정하고, 전맹·저시력·지체·뇌병변의 장애유형별 장애인들이 정해진 시간 내 수행하도록 해 수행가능 여부와 만족도 결과를 평균으로 반영했다.
과업별 수행정도를 살펴보면, 15개 과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최대 8개의 과업만을 수행했다. 단 한 개의 과업도 수행할 수 없는 곳이 5곳이나 됐으며, 1개 과업 수행 2곳, 2개 과업 수행 1곳 등 저조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인터넷기술 발달로 평생교육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사이버대학교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상 웹접근성 준수 의무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정보접근 취약계층의 학습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온라인 학습 환경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온라인 환경에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대학이야 말로 웹접근성을 준하고, 실질적인 정보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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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