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장애인에겐 또 다른 '사회적 단절' <함께걸음 2012.05.09>

 

 ▲ 대표 SNS 4곳. 미투데이,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 홈페이지 메인화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페이스북·트위터 등 웹 접근성 평균 53.6점으로 '엉망'

 

손아무개(30)씨는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로그인하려는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다. 이것저것 비밀번호를 넣어봤지만 번번이 오류가 생겨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갔다.

그런데 마지막 인증 단계에서 사진을 보고 친구를 고르라는 안내에 어이가 없었다. 손씨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볼 수 없는 손씨는 수행이 불가능한 과제였던 것이다.

 

이처럼 SNS의 장애인 웹 접근성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미투데이, 페이스북, 트위터, 요즘 등 대표 SNS 4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장애인 웹 접근성 평가 결과를 9일 발표했다.

 

평가 결과 트위터(www.twitter.com)는 SNS 4곳 가운데 최저 점수인 38.4점을 받았고, 페이스북(www.facebook.com)은 50.4점, 요즘(yozm.daum.net)은 61.9점, 미투데이(me2day.net)는 63.7점으로 조사돼 전체적으로 웹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는 지난 2월부터 공통과업 5개와 맞춤과업 10개로 총 15개의 과업을 장애인 평가단이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위터는 맞춤과업 10개 중 단 2개 과업만 수행할 수 있었고, 요즘은 6개, 페이스북은 6개, 미투데이는 8개였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이들 SNS에 대해 글 작성 서식이 레이어 형태의 팝업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화면읽기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서식을 찾기가 어려웠고 일부 메뉴는 버튼, 링크 등이 인지되지 않으며, 콘텐츠가 비논리적으로 나열되어 서식을 이해하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밝혔다.

또 키보드만 사용하는 상지 지체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도 주요 과업을 거의 수행할 수 없거나 불편한 요소가 매우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립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  이보훈 시각장애인 직업훈련교사는 "SNS는 웹 접근성이 엉망인데다 인터페이스가 수시로 수정되기 때문에 겨우 사용이 익숙해지면 다시 익혀야 하는 수고가 있다"며 "일부 메뉴는 아예 접근이 되지 않아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유재호 소장은 “기술이 진보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등에 대한 편의를 고려하지 않아 문화지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엄연한 사회의 책임”이라며 “복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간과한 것이 없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해당 SNS측에 문제점 개선을 적극 권고할 예정이다.

 

이승현 기자  walktour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