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로 제공되는 장애인 지원 기능을 제시하며 미래 접근성 향상 전략을 강조하고 나섰다.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와 맞물리는 스마트폰 단말기의 모바일 웹 접근성의 중요성과 미래 방향을 제시해 주목된다.
"사람들이 정보에 보편적으로 접근하려면 세계 모든 정보를 모두가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다뤄야 할 정보가 양적으로 빠르게 증가 추세죠. 그리고 모든 정보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시점에 접근 가능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나 음성서비스, 비영어권 사용자를 위한 영어콘텐츠 번역 서비스, 저시력자를 위한 화면 확대 기능, 운전중인 일반인 등 시각이 제한되는 사람을 위한 소리 형태의 정보를 예로 들 수 있죠."
구글 웹 접근성 책임자 T. V. 라만 박사는 21일 서울 상공회의소 '2012 모바일 접근성 향상 전략 세미나' 현장에서 '구글의 모바일 접근성 추진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존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는 움직임이 장애인들뿐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가치를 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접근성 보장을 통해 더 큰 시장을 얻을 것이라 덧붙였다.
▲ 구글 웹 접근성 책임자 T.V.라만 박사 |
라만 박사는 "법의 규제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원하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사람이든 쓸 수 있도록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일반인들이 주로 쓰는 터치스크린 상태뿐아니라 음성보조기능이 잘 되는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고대비가 구현되는지 등을 파악해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에게 맞춰 보라"고 조언했다.
■ 안드로이드 4.0 ICS, 접근성 높였는데 국내 규제가…
그는 이전보다 향상된 접근성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구글이 최근 내놓은 안드로이드 4.0 ICS를 소개했다. 현장에서 안드로이드 ICS 단말기를 놓고 한국어 사용자들을 위한 접근성 기능을 켜자 스마트폰 홈스크린이 손가락 위치에 닿는 각 앱의 이름을 '읽어' 냈다. 이런 기능으로 시각장애를 가진 사용자도 날씨와 뉴스 앱을 실행하고 그 장소 날씨가 어떤지 알 수 있고 웹사이트의 뉴스를 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만 박사는 "접근성 서비스를 시연할 때 꼭 빼놓지 않는 기능이 지도 앱에서 촉각을 통해 도로의 레이아웃을 파악할 수 있는 '인터섹션 익스플로어'인데 한국에서는 관련 규제때문에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라 지적하며 "해당 기능은 시각장애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 비장애인들의 삶도 더 편리하게 해줄 수 있기에 다음 방한때 이를 보여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시각장애인인 라만 박사는 사용자들이 화면을 보지 않아도 웹상의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 '아이스프리(eyes free)' 프로젝트를 개발중이라 밝혔다.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운전 등 시선을 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일반 사용자에게도 유용하게 쓰일만한 기술이라 설명된다. 단순히 사람이 기계를 다루기 위한 기술을 넘어 서로 마주보고 있지 않는 사람과 사람간의 상호작용을 가능케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휴대폰이 도로표지판 읽어주는 날 온다"
구글은 현재 구글 북스와 구글 지도와 유튜브를 통해 세계 모든 책, 지리정보, 동영상을 웹으로 가져오고 있다. 인쇄활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모든 도서관 장서를 열람할 수 있고 낯선 장소의 도로와 지형을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외국어 영상과 자막으로 된 그 말소리를 '볼' 수도 있다. 자동 번역 기능으로 해당 언어권에 속하지 않는 사용자도 그 정보와 콘텐츠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게 해준다.
라만 박사는 "접근성 측면에서 구글의 모바일 분야 목표는 모든 사용자들이 클라우드 세계로 들어올 수 있는 진입로를 내는 것"이라며 "세계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길을 트면서 사용자를 위한 단말기와 UI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5~10년 안에 휴대폰이 그 카메라로 사용자에게 길가 간판이나 도로 표지를 읽어줄 수 있게 돼 외국에 나갔더라도 정보가 알맞은 사용자 언어로 번역돼 그 장소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은 웹을 무궁무진한 확장성과 항상 개방된 플랫폼이자 누구든지 어떤 형식으로든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보고, 사용자 개인이 항상 지니는 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형태의 정보를 받아보도록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 행안부 "국내 모바일 접근성, 정보 소외계층에 불친절"
이날 행정안전부 장광수 정보화전략실장은 앞서 개회사를 통해 모바일 접근성이 범국민적으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뱅킹과 쇼핑서비스 등이 장애인, 고령자, 농어민 등 소외계층에 '친절하지 못한' 상황이며 모바일 서비스 제공기업 전반에 접근성 인식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2천600만명을 넘어서면서 유선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급격히 옮아가는 추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의한 실시간 소통과 참여 확산이 사회 커뮤니케이션과 관계형성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낳고 있다. 정부가 이에 대응한 여러 정책을 추진해온 가운데 193개 UN회원국 1위 전자정부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성과를 강조하며 이를 모바일로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장 실장은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맞춤 교육과 스마트폰용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을 진행중이며 올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 대해서도 정보접근성 실태조사를 통해 공공과 민간 구분없이 차별없는 스마트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정보접근성이 비용부담으로 인식될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뿐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격차 해소를 통해 우리나라를 스마트강국으로 부상케 하며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